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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권변호사칼럼-채권추심업무가이드라인의 문제점
 서울조은뉴스 13-12-16 03:57 | 최종업데이트 13-12-16 03:57    프린트    이메일보내기 | 목록보기 

- 소멸시효 완성으로 채권은 소멸
- 시효소멸한 채권의 추심은 ‘채권의공정한추심에관법률’ 11조1호의 불법추심으로 보아야

 

채권추심업무가이드라인

‘채권의공정한추심에관한법률’은 채권추심과 관련된 불법행위를 규율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무효이거나 존재하지 않는 채권에 대한 추심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를 처벌하는 것이다. 채권추심업무가이드라인은 시효가 완성한 채권에 대해 이 조항의 ‘존재하지 않는 채권’이라 정하지 않은 듯하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무효이거나 존재하지 않는 채권’의 예로 개인파산,회생된 채권 등을 예로 들고 ‘시효로 소멸한 채권’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가이드라인은 추심중지사유 중 하나로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이를 보면 채권추심업무가이드라인의 입장은 소멸시효과 완성된 채권이라도 추심할 수 있으며, 다만 채무자가 시효소멸을 주장하는 경우 채권추심을 중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채권추심업무가이드라인은 시효로 소멸한 채권에 대해 채권추심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이는 문제가 있는 태도로 보인다.

소멸시효완성의 효과와 공정채권추심법

소멸시효 완성의 효과에 대해 우리나라는 독특한 입법을 하고 있다. 구법하에서 소멸시효 완성이 효과에 대해 소멸시효 완성으로 권리가 소멸한다는 ‘절대적 소멸설’과 다만 시효를 원용할 수 있는 ‘원용권설’이 있었다. 구법은 원용권 조항이 있었는데 현행법은 원용에 삭제하여 절대적 소멸설을 취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나는 절대적 소멸설의 입장을 벗어난 적이 한번도 없다. 그러므로 현행법 아래에서 소멸시효기간이 완성하면 채권은 절대적으로 소멸한다.

소송을 하지 않는 경우 시효의 완성으로 채권은 소멸하는 것이 최종운명이다. 다만 소송을 하는 경우 소멸시효완성은 항변사유이므로 변론주의 원칙상 채무자가 소멸시효완성을 주장, 입증해야 하며, 이를 주장, 입증하지 않으면 이로 인해 채무자가 패소판결을 받을 뿐이다.

채권의공정한추심에관한법률 11조1호는 ‘무효이거나 존재하지 않는 채권에 대해 추심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를 처벌하고 있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은 절대적 소멸설에 의하면 존재하지 않는 채권이다. 그렇다면 우리 법원이 취하고 있는 절대적 소멸설에 의하면 시효소멸한 채권은 존재하지 않는 채권이므로 이에 대해서 추심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공정채권추심법11조1호에 의해 처벌받아야 한다.

시효로 소멸한 채권추심에 대한 실무처리

채권추심업무가이드라인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도 추심이 가능하다고 하며, 만약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면 이를 채권추심중지사유라고 하고 있다. 이것은 마치 채권추심을 소송과 같이 처리를 하고 있는 것인데 이것은 근거가 희박한 것이다.

소송은 주장입증책임이란 것이 있어서 소멸시효의 완성을 채무자가 주장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실체법상으로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채권은 소멸하는 것인데, 소송이 아닌 현실에서 채무자가 주장을 해야 추심을 중지시키는 것은 근거가 무엇일까? 그렇다면 채무자는 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주장을 하면 모든 채권추심을 중지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이것은 이것은 소송상의 원리를 실체법상으로 끌어드린 오류를 범한 것이다. 실체법사의 원리는 실체법으로 해결을 해야 하지 소송의 원리를 차용해서 해결할 것은 아니다.

시효완성된 채권의 추심이 불법추심인가에 대한 대법원이 판결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급심판결들은 시효완성된 채권의 추심이 불법이 아니라는 판시들을 하고 있다. 이 중 하나인 서울서부지방법원 2012나10854사건은 이런 판결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효완성의 사실로 채무는 당연히 소멸하나, 소멸시효의 이익을 받는 자가 소멸시효 이익을 받겠다는 뜻을 항변하지 않는 이상 그 의사에 반하여 재판할 수 없어(1979. 2. 13.선고78다2157판결등) 소송의 변론절차에서 소멸시효이익을 받는 자가 시효항변을 하지 않는 경우 채권자로서는 승소판결을 받을 수 있고, 채무자가 소멸시효완성의 사실을 알면서도 변제를 하는 등 채무자가 시효이익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이 도과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채권추심행위가 허용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이 판결도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채권은 소멸한다고 전제한다. 하지만 소멸시효가 완성돼도 채권추심이 무조건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 하며 그 이유로 첫째, 소송상 항변을 하지 않아 승소판결을 받을 가능성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소멸시효뿐만이 아니라 모든 항변사유가 마찬가지이다.

변제항변도 변제항변을 하지 않아 패소할 가능성이 있으니 이미 변제한 채권에 대해 추심이 가능하다고 해야 할까? 그렇지 않으므로 이 논거는 설득력이 없다. 둘째는 소멸시효가 완성돼도 시효이익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채권추심은 가능하다 한다. 하지만 시효이익의 포기와 같은 합의도 특별히 시효에만 한정되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당사자의 합의에 의해 얼마든지 합의가 가능한 일반적인 원리이다. 그러므로 이를 이유로 시효로 소멸한 채권에 대한 추심의 적법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시효완성된 채권의 추심에 대한 실무나 채권추심업무가이드라인은 모두 실체법과 절차법을 혼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송상의 문제는 소송상의 문제일 뿐이다. 소송을 하지 않는 경우의 문제는 실체법상으로 해결해야 하지 소송상의 해결책을 차용하여 해결할 것은 아니다. 실체법적으로 시효가 완성된 채권은 소멸한 것이며, 그러므로 이에 대해 추심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불법채권추심으로 처벌하는 것이 간명한 해결책이다.

채권추심의 현실

시효의 완성에 대해 채무자보다는 채권자가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돈을 빌린 사람이 돈을 빌려준 사람보다 돈을 빌린 사실을 잘 잊어먹는 인지상정이다. 돈을 받으려는 사람이 더 절실하며 이해관계가 깊기 때문이다. 더구나 채권추심업체가 개입하여 채권추심을 하는 경우 소멸시효완성은 필수적으로 검토를 하게 된다.

최후의 이자납입일이 언제인지, 경매를 하여 최종적인 배당을 받은 것이 언제인지, 합의서나 각서를 작성한 날짜가 언제인지 필수적인 검토를 하게 된다. 심지어 소송에 있어서 불변기일처럼 시효완성에 대해서는 ‘시효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또한 채권추심위임계약서에는 ‘시효관리’를 채권자가 할 것인지, 채권추심업체가 할 것인지를 정하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채권자나 채권추심업체는 시효가 완성된 채권인지 여부를 반드시 알도록 되어 있으므로 채권자에게 시효에 대한 책임을 물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실무상 시효의 완성에 대한 정보는 채권자가 더 많이 갖고 있다. 그러므로 시효완성된 채권에 대한 책임은 채권자측에 돌리는 것이 합당하지, 소송처럼, 혹은 채권추심업무가이드라인처럼 채무자에게 책임을 물릴 것은 아니다. 법원의 태도는 그것이 주장입증을 하는 소송이기에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소송을 하지 않는 추심의 경우 소송상의 논리를 빌려온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채권추심업무가이드라인이 채무자가 소멸시효완성을 주장하면 추심을 중지하도록 한 것은 소송상의 청구원인의 주장과 항변의 주장을 현실에서도 그렇게 하도록 한 것인데, 왜 이런 소송상의 원리를 차용해야 하는 것인지 이유가 없어 보인다.

현실에서는 시효관리는 채권자가 하며, 시효완성에 대한 정보는 채권자가 더 많이 가지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책임을 채무자가 아니라 채권자에게 지우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소송이 아닌 현실에서 왜 채무자가 시효완성을 주장하면 채권자는 왜 채권추심을 중지해야 하는가? 이것은 채권자에게도 그리 유리한 것이 아니며, 실제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이드라인이다.

더구나 신용정보회사의 위임직채권추심원들은 수십년간 채권추심에 종사한 채권추심의 전문가들인 많으며, 일반인들은 오히려 시효제도 등을 잘 알지 못해, 시효가 완성된 채권에 대한 추심에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을 생각하면, 시효완성에 대한 어떤 책임은 채권자에게 지우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현재 이루어지는 불법추심의 대부분은 채권자나 채권추심업체가 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추심하는 경우이다. 이런 추심행위를 규제하기 위해서라도 시효가 완성된 채권에 대한 추심은 공정채권추심법 11조 1호‘무효이거나 존재하지 않는 채권에 대해서 추심의사를 표시하는 것’을 처벌해야 한다. 그리고 소송과는 달리 채권자나 채권추심회사에 소멸시효의 완성에 대한 조사의무를 부과해야 한다. 우리 대법원이 시효가 완성된 채권이 소멸된 채권이라고 보는 이상 이에 대해 추심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불법으로 보는 것이 법논리적으로나 실무적으로 간명한 처리방법이다.

결론

채권추심업무가이드라인은 시효가 완성된 채권에 대한 추심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채무자가 시효완성을 주장하면 추심을 중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효완성의 효과에 대해 ‘절대적소멸설’을 취하는 대법원의 입장과 채권자가 시효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으며, 불법추심이 대부분이 시효가 완성된 채권의 추심이라는 현실에 비추어 이는 재검토가 필요하다.

 서울조은뉴스 13-12-16 03:57 | 최종업데이트 13-12-16 03:57    프린트    이메일보내기 | 목록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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